화웨이는 어떻게 美 '주적'이 됐나…20년 제재의 역사

-1987년 설립 이후 2000년대부터 美 견제 시작

 

[더구루=김병용 기자] 화웨이는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인 런정페이 회장이 1987년 설립한 회사다. '중국의 번화·번영을 위한다'는 사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민족주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저가 통신장비를 구입해 중국에 판매하는 대리점으로 시작, 1990년대부터 직접 기술개발(R&D)에 투자해 중국 대표 기술기업 신화를 써 내려갔다. 지난해에는 매출 1000억 달러(약 120조원)를 돌파했고 직원수만 18만명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 정부가 화웨이의 실질적인 오너가 아니냐는 의혹을 꾸준히 제기했다. 창업주가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이고 인민해방군의 납품물량을 기반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의심은 현실이 됐고 미국은 2003년부터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그해 미국 통신장비 제조사인 시스코는 화웨이가 자사의 프로그램을 복제했다며 지식재산권 침해 혐의로 고소했다.

 

화웨이가 이듬해 일부 혐의를 시인하며 사건이 일단락됐지만, 이때부터 화웨이는 미국 내에서 '적'으로 간주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미국 싱크탱크 랜드코퍼레이션은 2005년 보고서에서 "화웨이가 중국 정부 및 군과 관련이 있다"며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2010년에는 모토로라가 화웨이가 무선 네트워크 장비인 SC300 기술을 절취했다며 제소했다.

 

미국은 2012년부터 화웨이의 보안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그해 10월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중국 통신장비회사 보안 위험 경고 보고서’를 내고 화웨이와 ZTE를 ‘잠재적 안보 위협’으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화웨이와 ZTE가 미국 인프라 시설에 장비를 공급한다면 국가 안보 이익의 핵심을 해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지금의 화웨이 사태를 예고한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압박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노골적으로 '반 화웨이 전선을 구축하고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하고 나선 것. 그 결과 캐나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정부가 런 회장의 딸이자 화웨이 부회장인 멍완저우를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최근엔 미 상무부가 지난 16일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 이후, 구글이 중국 화웨이의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 일부 최신 버전의 사용권을 박탈하겠다고 발표했다. 화웨이가 새롭게 출시하는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할 수 없다는 얘기다.

 

구글에 이어 인텔과 퀄컴, 브로드컴, 자일링스 등 반도체 제조사들도 화웨이에 부품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독일의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 테크놀로지 역시 미국의 거래 제한 조치 이후 화웨이에 부품 공급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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