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신규 석탄화력에 '한전 일리한'모델 적용…한전 참여로 이어지나

- 산미구엘 그룹 "일리한 발전소 인근 부지 확보…'카본 카피'할 것"

 

[더구루=오소영 기자] 필리핀 대기업 산미구엘 그룹이 한국전력의 현지 발전소 사업을 벤치마킹하면서 한전의 사업 참여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필리핀 산미구엘 그룹은 필리핀 북부  루손섬 남쪽 바탕가스시에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라몬 앙(Ramon S.Ang) 산미구엘 회장은 현지 언론을 통해 "필리핀 북부 바탕가스시에 있는 일리한 발전소 바로 옆에 부지를 확보했다"며 "신규 발전소를 지어 전기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라몬 앙 회장은 "각각 600 MW 용량의 2 개 발전소를 갖춘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일리한 발전소의 '카본 카피'(Carbon copy·모방)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용량과 투자액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발전소 규모는 한전이 운영하고 있는 일리한 발전소와 비슷한 것으로 전망된다.

 

일리한 발전소(1200㎿)는 한전이 1996년 수주한 사업이다. 총 투자액은 7억1000만 달러(약 8410억원)로 2002년 11월 준공했다. 대림산업과 효성, 현대중공업 등이 건설에 참여했다.

 

산미구엘 그룹은 신규 발전소 사업에 대해 일리한 발전소를 모델로 삼고 추진하는 만큼 업계는 한전의 참여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한전은 일리한 발전소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필리핀 전력 시장에서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한전이 산미구엘 그룹의 발전사업에 직접 참여할 경우 현지 사업 확대는 물론 국내 건설사 등 국내 업체와 동반진출이 예상된다.

 

한전은 필리핀 전력공급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1995년 650㎿ 규모 말라야 발전소 성능복구 개선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데 이어 일리한 가스복합화력과 세부 석탄화력(200㎿)을 운영했다. 지난해에는 1000㎿급 수알 석탄화력 발전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스마트 에너지와 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적극 뛰어들었다. 한전은 지난해 솔라필리핀이 칼라타간 지역에 운영 중인 50㎿ 규모 태양광 발전소 지분 38%를 인수했다. 지난 2017년 11월에는 미군기지전환개발청(BCDA)과 필리핀 루손섬 중부 클라크 지역에 뉴 클라크 스마트에너지 시티를 건설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필리핀은 발전소 노후화와 급증하는 전력 수요로 만성적인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2022년까지 모든 필리핀 국민들의 기본적인 전기 사용 보장'을 내걸고 신규 발전소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향후 필리핀 발전설비 용량은 2015년 기준 1만8765㎿에서 2030년 2만5800㎿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산미구엘 그룹은 필리핀의 대표적인 대기업으로 국내에서는 맥주 산미구엘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졌으나 필리핀 내에서 맥주사업에 보다는 에너지 재벌로 통한다. 석탄화력과 천연가스, 수력 등에서 총 2903㎿의 발전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체 국가전력망의 17%에 해당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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