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태클' EU, 유럽 빅2 철강사 무산…현대重-대우도 '불안' 

-'티센크루프-타타' 철강 합병 관련 반독점 심사 후 합병 불허
-EU경쟁당국, 韓 조선업 재편 거부시 합병 무산  

[더구루=길소연 기자]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이 독일 철강회사와 인도 철강회사 간 합병 승인을 불허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긴장감이 감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최종 합병이 성사되기까지 EU 공정거래 당국의 합병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EU경쟁당국이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등 한국 조선업 재편에 견제의 시선을 보내 기업결합 심사에 대한 불안감은 증폭된다. 

 

◇EU, 유럽 빅2 철강사 탄생 저지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최근 강력한 반독점 당국은 독일 산업 대기업인 티센크루프와 인도의 거대 철강업체인 타타의 합병을 저지했다. EU의 합병 불허로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철강회사 탄생은 무산됐다.  

 

EU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티센크루프-타타스틸이 합병할 경우 소비자들이 더 높은 가격, 줄어든 선택의 폭 등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합병 신청을 불허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9월부터 합병 대상 회사를 상대로 반독점 심사를 진행했다. 

 

앞서 티센크루프와 타타스틸은 지난해 지분 50대 50으로 새 합병회사인 티센크루프-타타스틸을 출범하기로 합의했으나, 승인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지난달 합병 계획을 재평가해 사실상 합병 계획이 무산됐음을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 불허를 두고 EU경쟁당국이 공룡 철강사 탄생 시 가격 인상, 선택의 폭 등의 우려를 해소하지 못해 불허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티센크루프와 타타스틸의 합병 소식은 지난 2006년 당시 세계 1위와 2위인 아르셀로와 미탈의 통합 이후 철강 업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이번 합병 무산으로 국내 철강업계는 일단 한시름 놓게 됐다. 만약 유럽 공룡 철강사가 예정대로 출범했다면 최근 중·저급강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산 철강과 함께 수출 공세를 펼쳐 국내 철강업계 가격 등 경쟁력 약화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현대-대우조선' 합병 승인 태클 우려 

 

유럽연합의 제지로 철강업계 재편 무산되자 국내 조선업계는 일제히 긴장하고 있다. 합병 심사 과정 중 10개국 가운데 한 곳만 반대해도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될 수 있는 데다 유럽연합(EU)이 최대 난관으로 꼽히고 있어서다.

 

실제로 EU 집행위원회는 이번 철강회사 합병 거부 외 올 초 세계 2위 철도차량 제조업체 지멘스와 3위 업체인 알스톰의 합병을 거부한 적 있어 승인 거부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 물적 분할을 승인하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첫 관문을 넘었다. 이날 물적분할이 결의됨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사로 '한국조선해양'을 신설하고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지배구조를 갖추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조선해양은 합병 승인을 위해 이달부터 유럽 경쟁 당국 등을 시작으로 10개국에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특히 10개국 가운데 한 곳만 반대해도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될 수 있는 만큼 EU 달래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의 출범하자마자 유럽행을 택한 건 기업결합심사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은 이미 지난 4월 자문단을 꾸려 EU 실무 측과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연구위원은 "세계 1·2위 회사가 합치면 출혈 경쟁이 해소돼 선가 협상력이 강화되고, 조선업 전반으로 선가가 올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EU 외 조선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빅2 업체의 합병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어깃장을 놓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