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美 앵커 지급보증 연장…'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지적

-지난 5월 이사회서 지급보증 연장안 의결
-美 앵커 국제유가 하락으로 4년 연속 적자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미국 앵커(Ankor)사에 지급보증을 연장하기로 했다. 높은 부채비율로 '부실기업'이란 불명예를 안은 석유공사가 4년 연속 적자를 낸 앵커사를 지원하다 재정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통해 미국 앵커사에 대한 지급보증 연장안을 의결했다. 앵커사는 석유공사와 삼성물산이 지난 2008년 미국 테일러사로부터 인수한 석유·천연가스 생산업체다. 미국 멕시코만 석유·가스 생산광구 개발 사업을 도맡는다.

 

석유공사는 이번 이사회 의결에 따라 앵커사가 약속한 원금이나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대신 부담해주게 됐다. 앵커사는 낮은 신용등급으로 보증 없이 사실상 돈을 빌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석유공사는 지난 1분기 기준 앵커사가 수출입은행과 미국 JP모건으로부터 빌린 돈을 채무보증하고 있다. 채무보증 잔액은 수출입은행이 737억9500만원, JP모건은 368억9700만원이다. 보증 기간은 수출입은행이 지난달 29일, JP모건은 이달 29일까지다.

 

또 삼성물산의 미국 자회사(Samsung C&T Oil & Gas Parallel Corp)로부터 빌린 265억8800만에 대해서도 차입금이 전부 상환될 때까지 채무보증을 제공한다.

 

석유공사가 지급 보증을 연장하면서 일각에선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앵커사가 차입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데 석유공사가 계속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냐는 지적이다.

 

앵커사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2015년부터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던 국제유가는 이듬해 40달러대까지 급락했다. 유가 하락은 손실로 이어졌다.

 

앵커사는 2015년 71억원의 적자를 보인 후 2016년 244억원, 2017년 43억원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는 116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석유공사와 함께 앵커사에 투자한 삼성물산은 사업에서 손을 뗐다. 석유공사는 지분 20%를 미국계 회사 오리노코(Orinoco)에 매각했다. 앵커사의 지분 구성은 석유공사 51%, 한국투자운용 29%, 오리노코사 20%로 변경됐다.

 

앵커사의 수익성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석유공사엔 자칫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는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이 2287%에 달한다. 2015년 453%에 비해 다섯배 이상 뛰어 구조조정이 시급하다.

 

석유공사는 영국 다나페트롤리엄와 미국 이글포드 등 해외 자산의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부장(팀장) 이상급 간부 10%(42명)를 감축하고 해외인력 23%(286명)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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