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모래 채취 허가 지연…롯데케미칼 '인니 유화단지' 비상등

-인도네시아 교통부, 주민 반발로 바닷모래 채취 허가 지체

 

[더구루=오소영 기자] 롯데케미칼이 바닷모래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건설에 비상이 걸렸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니 교통부는 롯데케미칼의 바닷모래 채취 계획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바다 밑에서 채취하는 모래는 콘크리트나 레미콘을 만드는 데 쓰인다. 콘크리트 품질을 높이려면 바닷모래 등을 배합해야 한다.

 

롯데케미칼은 바닷모래를 채취해 현지 석유화학단지 건설에 사용할 예정이었다. 이 회사는 35억 달러(약 4조원)을 투자해 반텐주 찔레곤에 석유화학단지를 짓고 있다.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설비인 납사크래커(NCC)와 휘발유 등 석유 완제품을 생산하는 하류 부문 공장이 지어진다.

 

롯데케미칼은 이미 반텐주의 임업·수산업 등을 담당하는 정부 기관 반텐환경임업서비스로부터 모래 채취 계획을 승인받은 상태다. 이 기관이 발급한 허가서에는 모래 채취뿐 아니라 대규모 매립도 포함돼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문제는 교통부의 허가가 늦춰지고 있다는 것. 반텐항만청 관계자는 "모든 허가가 전제돼야 모래 채취 작업을 할 수 있다고"며 "교통부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매립 계획도 시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통부가 허가를 망설이는 이유는 지역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에 있다. 주민들은 모래 채취로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지반의 지지력이 약해져 화산, 쓰나미 등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과 자바섬 해안 마을에 쓰나미가 덮쳐 200여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순다해협의 화산섬인 아낙 크라카타우의 분화로 인한 해저 산사태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교통부의 승인이 지연되면서 롯데케미칼은 모래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안으로 채취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나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경우 석유화학단지 건설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인니 석유화학단지 건설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역점을 둔 글로벌 사업이다. 지난 2013년부터 추진했으나 현지 건설 용지 가격 문제와 용도 제한 문제로 정부와 협상이 길어지며 사업이 지체됐다.

 

롯데케미칼은 2017년 2월 현지 국영 철강회사 크라카타우 스틸로부터 용지를 매입하며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그해 7월에는 LC타이탄을 말레이시아 증시에 상장하며 자금도 확보했다. 롯데케미칼은 작년 12월 석유화학단지를 착공해 2023년부터 상업 생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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