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 조선업계, '저가수주'로 시장 교란" 작심 비판

-이마바리 CEO "정부 지원 바탕으로 수주량 많아도 이익 '제로" 주장
-日, 지난해'대우조선에 공적자금 투입' WTO 제소 


[더구루=길소연 기자] 일본 1위 조선소인 이마바리 조선이 한국 조선의 저가 수주를 지적하며 저가 과당 경쟁을 우려했다. 중국에 이어 한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일본 조선업체의 수주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일본 조선업계는 한국 조선이 정부의 공적 지원을 받아 수주를 하는 통에 수주량은 확대될지라도 경영실적이 악화되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하며, 한국 수주 전략을 문제 삼았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히가키 유키토 이마바리조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도쿄 도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조선이 저가 수주하는 현 상태에서 채산 확보 등의 관점에서 이마바리 조선의 수주가 어렵다"며 "공적 지원을 받는 한국 조선의 저가 수주로 인해서 수주량은 확대될지라도 이익이 나지 않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의 저가 수주 경쟁에 밀려 중동 카타르를 중심으로 대량 발주가 예상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여부에 대해서는 "당장 수주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현재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은 국내 조선업이 선점하고 있다.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선종 수주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 

 

실제 국내 '빅3' 조선사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세계에서 발주된 76척의 LNG선 중 66척을 수주했다. 주로 17만4000㎥급 이상의 대형 선박을 건조해 양으로 환산하면 584만CGT 중 96.4%에 달하는 563만CGT를 점유했다. 

 

올해 들어서는 전 세계 27척의 LNG 운반선이 발주됐으며, 이 가운데 21척을 한국 조선사가 수주했다.

 

일본 조선업체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뜨고 있는 선박이다 보니 수주를 포기하는 대신 경쟁력을 강화해 수주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히가키 CEO는 "LNG 운반선은 타 선형 대비 역사적으로 선가 변동성이 높아 저가 수주 보다 중장기적으로 수주할 계획이 있다"면서도 "최근 부상하는 LNG 운반선 건조에 대해 비용면에서 경쟁력이 밀려 수주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조선업 내 LNG 운반선을 건조하는 기술자, 현장 작업원이 성장하고 있어 10년 이내에 채산성 등을 만족시키는 조건에서 수주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망하며 수주 의지를 다졌다. 

 

이날 히가키 CEO는 한국 조선업에 대해 작심어린 지적을 하기도 했다.

 

그는 중견 조선업체인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Phil)이 경영 파산한 것에 대해 "한국 기업은 인건비가 저렴한 필리핀에서 건조해도 남지 않는 수준의 수주 단가를 제시하고 있다"며 "한진중공업 외 주요 조선업 상장기업 결산실적을 보아도 분기 단위에서는 가끔 흑자가 발생하지만, 연간 실적에서 보면 그렇게 나오지 않는다. 이는 저렴한 수주로 인해 경영실적이 악화된 탓"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본은 조선경쟁국인 중국과 한국의 조선업이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자 경쟁력에서 밀릴까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리나비 일본 해사신문 따르면 해운 시황 악화와 함께 공적 지원을 받는 한·중 조선소의 저가 수주로 일본 해운선사가 일본 조선소에 발주한 비중이 지난 1995년 95%에서 2016년 87%로 감소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는 지난해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공적 자금을 투입한 것과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정도로 정부 지원과 저가 수주를 우려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일본 조선업도 LNG 운반선 수주 경쟁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마바리 조선은 지난해 78척을 수주했다. 2017년 89척의 수주 척수보다 11척 감소했다. 주로 건화물 운반선, VLCC, 대형 컨테이너선, 피더 컨테이너선 등의 건조 일감을 확보했다. 매출액은 전년도 대비 9% 늘어난 3911억엔(약 3조9110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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