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항·에어필립 망했는데 또…하이에어, 출범 앞두고 '신중론'

-소형 항공사 하이에어, 10월 '울산~김포' 노선 첫 취항 
-전문가·지역사회, 소형항공사 적자 운영에 우려 쏟아져 


[더구루=길소연 기자] 에어포항, 에어필립 등 국내 소형 항공운송업체가 잇달아 부도나는 등 소형 항공운송사업자의 항공시장 진입이 어려운 가운데 새로운 항공업체가 출범을 예고해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여건상 소형 운송업체의 정착이 힘든데 또다시 지역 기반의 운송업체가 등장해 무모한 시장 진입이라는 우려에서다. 

 

◇50인승 터보프롭 2대 도입…10월 운항 목표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형항공사 하이에어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터보프롭 항공기 제작사 ATR와 손잡고 국내 단거리 운항에 나선다. 

 

하이에어는 최근 프로펠러를 외부에 장착한 50인승 터보프롭 비행기 ATR 72-500을 2대 들여왔다. 오는 9월쯤 항공운항증명(AOC) 허가를 얻으면 10월부터는 울산~김포 노선 취항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후 울산~제주 노선에 취항하고, 내년부터는 중국·일본 등 국제선에도 취항할 계획이다. 

 

현행 항공법에 따르면 50인승 이하 항공기 취항은 면허가 아닌 '등록'만으로 가능하다.

 

윤형관 하이글로벌그룹 총괄사장이자 하이에어 대표는 "오는 2020년 4대를 시작으로, 오는 2023년까지 매년 최소 2대 이상씩 ATR 72-500 시리즈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울산과 김포·제주를 잇는 연결 노선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제주 외에도 울릉도나 백령도 등 공항 건설이 추진되면 섬과 본토를 연결하는 노선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 차례 좌절' 전문가·지역사회 '신중론' 확산 

 

다만 항공 전문가는 하이에어 출사표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형운송업체는 운영 단가를 맞추기 어려워 자금난에 시달리다 파산할 확률이 높아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규모 경제가 작용하는 게 바로 항공운송업"이라며 "대형 운송업체로 가면 좌석 1개당 공급 단가가 낮아지지만, 소형업체는 단가 맞추기 힘들어 적자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하이에어는 프로펠러를 외부에 장착한 50인승 터보프롭 비행기로 국내 운항을 나선다. 50인승 운항 기준은 국내에만 있어 72석 규모의 기재를 50인승으로 개조해 운항하게 된다. 이럴 경우 운항 단가가 올라가 수익이 나기 힘들다. 

 

허 교수는 슬롯 확보도 문제 삼았다. 그는 "기존 항공사들이 소위 말하는 '돈 되는' 노선의 슬롯(Slot·항공기 이착륙 횟수)을 확보하고 있어 취항한다면 수익성이 덜 나는 노선에 취항해 적자 경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제공하지 않은 새로운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허 교수는 "요즘 프리미엄 이코노미 상품이 나오는 시대인 만큼 중·단거리에서 고급화 전략을 제시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서비스 차별화를 강조했다.  

 

지역사회인 울산시도 환영보다 신중론을 펴고 있다. 울산공항에 소형항공사 취항이 추진됐다 좌절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코스타항공은 2008년 울산공항에 처음 저비용항공(LCC)을 취항하기로 하고 울산~김포 간 시험비행도 했지만 자금난의 이유로 날개를 접었다. 

 

2011년에는 이스타아시아에어라인이 19인승으로 취항했지만 4개월 동안 운항하다 적자 누적으로 포기했고, 2014년에는 유스카이항공이 취항을 준비하다 좌절됐다. 

 

울산시는 하이에어 취항과 관련해 6개월 동안 상황을 예의주시한 뒤 시 차원의 지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하이에어가 취항하더라도 소형항공사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비교적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하이에어 취항 후 지역 편의가 높아지는 긍정적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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