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북극 해운 합작사 설립…美 "中, 권리 없다" 경고 무시

-양국 국영 해운사·에너지 기업 참여…中 국부펀도도 가세
-북극항로 공동 개발…美, 일대일로 영향력 확대 차단

 

[더구루=김병용 기자] 중국과 러시아가 북극항로를 개발하기 위한 해운사를 공동 설립한다. 우군을 확보, 중국식 경제블록인 ‘일대일로’ 정책을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미국이 수차례 중국의 경제적·군사적·영토적 패권 행위가 북극을 위협할 수 있음을 경고한 만큼 북극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노바텍은 지난 7일 자국 조선사 소브콤플로트를 포함해 중국 최대 해운사 중국원양해운(COSCO), 중국 국부펀드 실크로드기금 등과 합작 해운사를 설립키로 합의했다.

 

이 회사는 노바텍이 북극에서 추진하는 2건의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사업에 참여, LNG 운반선 전량을 통합 관리할 예정이다. 노바텍은 첫 북극권 LNG 사업(야말 프로젝트)을 추진하면서 2014년 대우조선해양에 쇄빙 LNG선 15척을 발주한 바 있다

 

중국은 합작사 설립으로 북극해 개발에 있어 러시아라는 우군을 확보하게 됐다. 중앙아시아 내륙과 남아시아 해상을 지나는 기존 일대일로에 북극권까지 포함된다면 완벽하게 유라시아 대륙을 포괄할 수 있다는 게 중국의 전략이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자국을 ‘북극 인접국가’로 선언하면서 '북극 정책백서'를 발표했다. 중국은 이를 통해 북극항로를 '북극 실크로드'로 개척하겠다는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미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북극권에 쏟아부은 투자금은 900억 달러에 이른다.

 

문제는 시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 6일 열린 제17차 북극이사회 각료회의에 참석, "중국은 어떤 권리도 없다"며 중국의 북극 영향력 확대에 대해 경고 했음에도 하루 뒤에 합작사를 설립한 것.

 

북극이사회는 미국과 러시아, 캐나다,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웨덴 등 북극 연안 8개국으로 구성됐다. 중국과 인도, 한국, 싱가포르, 이탈리아, 일본 등은 옵서버 국가다.

 

미국은 이번 합작사 설립으로 중국을 저지하기 위한 전방위적 공세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남중국해 등 중국 인근 분쟁지역과 달리 북극권은 미국 영토인 알래스카와 직접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이곳에 진출한다면 미국의 핵심 이익이 흔들린다고 보는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극이 황야라는 이유만으로 무법천지의 장소가 돼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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