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에서도 "NO아베"…韓 경제보복 규탄 목소리 나와

-일본 기업인·언론계, 아베 정권 韓 수출 규제 지적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양국 간 '경제전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내에서 아베정권의 경제보복 조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한국 수출 규제 조치로 수출길이 막혀 오히려 일본 수출기업을 망치고, 문재인 정권을 오히려 공고히 하는 단초를 제공한다는 비판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이날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한 가운데 일본 주요 기업인과 언론계 사이에서 아베 정권의 한국 수출 규제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일본 경제계에서 나오고 있다.

 

실리콘웨이퍼 제조업체인 섬코(SUMCO)의 하시모토 마사유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조치로 수출길이 막혀 매출 부진 등 악재가 일본 기업에게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히시모토 회장은 지난 6일 다수의 일본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패널 재료 3개 품목이 한국 수출 규제로 인해 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미중 무역 마찰에 이어 한국 수출 규제 제한까지 이어져 득이 된 건 하나도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불화수소의 재고량이 상당하다"며 "불화수소가 없으면 전부 멈춰 버린다. 실리콘웨이퍼도 생산할 수 없어 반도체 산업 전체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직까지는 섬코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겠지만, 수출 규제 사태가 장기화되면 실적 악화는 물론 반도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한국 기업이 폴리이미드 불소의 90%, 에칭가스의 44%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데 지난 한 달간 이들 3개 품목은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 허가가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곧 일본 기업도 단 한 건의 수출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는 얘기와 같다.

 

 

아베 정권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일본 유통가에서도 흘러나온다. 

 

최근 한국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은 유니클로 창업자인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 리테일링 회장이 현 사태를 비판하며 아베 정권에 일침을 가했다. 

 

야나미 회장은 "해이세이 시대를 보낸 지난 30년간 일본 경제적 경쟁력은 쇠퇴했다"며 "지난 5월 스위스 유력 비즈니스 스쿨인 경영개발 국제연구소(IMD)가 발표한 일본의 국제경쟁력 순위는 30위로 떨어지는 등 경제대국의 자리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금 상황은 '경제 패전'과 같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그리스 경제 위기와 비슷한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며 경제 회복을 위한 처방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계에서도 아베 정권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가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높이고, 반일에 대한 한국인의 결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한국에 위협을 가하려는 조치가 한국을 돕게 된 상황이 됐다는 것.

 

진보 성향의 마이니치신문 호리야마 아키코 서울지국장은 "일본 대한 수출 규제 강화조치는 강제 징용 등 과거사 문제에 기인한 경제 보복이나 오히려 한국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재계와 정치권이 함께 하는 국민통합체제로 작동돼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구심력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날 한국을 수출관리 상의 일반포괄허가 대상인 이른바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공포했다. 일본 기업이 군사전용이 가능한 규제 품목을 한국에 수출할 경우 오는 28일부터는 3년간 유효한 일반포괄허가를 받을 수 없게 되는 등 수출 절차가 한층 까다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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