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꼼수 백태]⑧ 한샘家 딸들, 그룹보다 욕심낸 '한샘이펙스·도무스'

-조은영, 한샘이펙스·퍼니스템에서 이익 편취
-조은희 '2대 주주' 한샘도무스 3년 연속 내부거래 증가

 

[더구루=오소영 기자] '누워서 떡 먹기'

중견기업들의 일감 몰아주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중견기업은 감시망을 피해 계열사를 부당지원하고 사익을 편취해왔다. 현행 공정거래법이 자산 5조원 이상의 재벌만 규제 대상으로 삼아서다.

중견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이를 집중 조사하기로 했다. 중견기업이 공정위의 새 타깃이 된 가운데 매일뉴스에서 이들의 일감 몰아주기 실태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0.6%P와 15.6%P. 전자는 한샘가 장녀 조은영씨가 가진 한샘 지분, 후자는 동일 인물이 지닌 계열사 한샘이펙스 지분의 증가폭이다. 그룹 지배사인 한샘보다 한샘이펙스 지분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알짜 회사'를 통해 이익을 편취하기 위해서다.

 

한샘과의 내부거래로 성장한 한샘이펙스를 지배하며 수익을 얻는다. 한샘이펙스를 통해 계열사 퍼니스템에까지 영향을 끼쳐 배를 불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차녀 조은희씨는 계열사 한샘도무스의 높은 지분을 보유하며 내부거래로 이익을 올렸다. 장·차녀 모두 경영에 참여하지 않지만 계열사 안팎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전문경영인 체제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르지 않는 자금줄' 한샘이펙스, 매출 절반이 내부거래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조은영씨의 한샘이펙스 지분은 2009년 말 기준 6.32%에서 작년 말 22%까지 뛰었다. 같은 기간 조창걸 명예회장의 지분은 23.83%에서 3.1%로 준다. 조 회장의 지분 증여를 통해 10년 사이 지분이 15.68%포인트나 증가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 씨는 한샘(38%)과 최양하 한샘 회장(25.6%) 다음으로 한샘이펙스 지분이 많다. 최 회장보다 적지만 2009년과 비교할 때 그 격차는 줄었다. 최 회장의 한샘이펙스 지분이 10년 사이 5%포인트 이상 감소해서다.

 

조 씨가 한샘이펙스 지분을 적극적으로 매입할 동안 회사는 놀라운 성장세를 거뒀다. 매출은 2009년 349억원에서 지난해 908억원으로 뛰었다. 영업이익도 8억원에서 10억원으로 증가했다.

 

한샘이펙스 매출은 절반 이상이 내부거래에서 나왔다. 지난해 내부거래액은 414억5697만원으로 전체 매출(908억6148만원)의 45.6%를 차지한다. 2014년 내부거래율(48.5%)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비중을 보인다. 한샘이펙스는 내부거래를 발판삼아 그룹 내 알짜 회사로 거듭났고 이는 곧 회사 지분을 꾸준히 매입한 조 씨의 이익 확대로 이어졌다.

 

◇퍼니스템·한샘도무스 내부거래율 '껑충'

 

조 씨는 한샘이펙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퍼니스템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퍼니스템은 한샘이펙스 90%, 하우스템 10% 지분으로 구성된다.

 

퍼니스템은 내부거래율이 2014~2017년 4년 연속 뛰었다. 2014년 68%였던 내부거래 비중은 2017년 83%까지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전체 매출 355억40만원 중 80%에 해당하는 285억5066만원이 내부거래로 거뒀다.

 

언니가 한샘이펙스·퍼니스템로, 동생 조은희씨는 한샘도무스로 이익을 취했다. 한샘도무스는 작년 말 기준 조 씨가 24.75% 지분을 가져 한샘(38.71%)에 이어 2대 주주다.

 

한샘도무스는 내부거래율이 한샘이펙스·퍼니스템보다 적으나 3년 연속 증가해 이목이 집중된다. 2016년 7.8%였던 내부거래율은 이듬해 9.3%로 증가했고 지난해 10%를 돌파했다.

 

◇아빠의 '지나친' 딸 사랑… 한샘과 거래 집중

 

한샘이펙스·퍼니스템·한샘도무스의 내부거래는 한샘에 집중된다. 한샘은 작년 말 기준 조 명예회장이 15.45% 지분을 가져 최대주주로 있다. 아버지인 조 명예회장이 딸들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셈이다.

 

한샘이펙스와 한샘도무스는 한샘과의 거래 비중이 각각 5년, 3년 연속 95%를 넘었다. 한샘이펙스는 지난해 내부거래액 414억5697만원 중 한샘과의 거래로 올린 매출이 398억80만원에 이른다.

 

한샘도무스도 같은해 한샘에서 26억3099만원(95%)을 거뒀다. 퍼니스템은 2014년 이후 내부거래의 99% 이상이 한샘에서 나왔다.

 

한샘개발 또한 2017년부터 감사보고서를 공개한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샘개발은 2017년과 2018년 내부거래율이 각각 69%, 36%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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