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쌍용차 노조 "비상경영 동참" 선언…'위기의 완성차' 3사 극과극 행보

-정일권 위원장 23일 담화문 발표

 

[더구루=김병용 기자]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이 회사의 비상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구조조정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 등이 노사 갈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지난 23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장기적 생존을 위한 진정성 있는 (사측의) 자구계획안에 노조 역시 깊은 공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이 경영 위기라는 경영진의 인식에 동의했다. 정 위원장은 "현재 경영 상황은 마힌드라 인수 이후 10년 만에 최대 위기"라며 "노조라는 명분을 내세워 경영 위기를 회피할 만큼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쌍용차는 올해 상반기 내수 판매는 1년 전보다 8.6% 늘었지만, 해외 판매는 같은 기간 20.7%나 줄었다.  2분기에만 영업손실 491억원을 기록한 이유다.

 

정 위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쌍용차의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친환경차·전기차 시장으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으나, 이를 대체할 친환경차·전기차는 고사하고 당장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해 출시할 신차하나 없는 것이 우리의 냉혹한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위원장은 "조합원의 삶에 큰 피해가 가지 않도록 회사 비상경영 자구노력에 노조도 기꺼이 참여하겠다"며 "일자리를 지킬 수 있는 길이라면 때로는 노조가 회사에 먼저 손을 내미는 방법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노조가 회사의 비상경영에 동참하기로 한 것은 지난 2009년 집단 해고 사태가 반복되면 안 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정 위원장은 "쌍용차 현실을 두고 관점과 방법론의 차이는 다를 수 있다"면서도 "2009년 사태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에는 의견이 다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이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견제하는 자세를 취한 것은 모회사인 마힌드라가 인도에서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에 나선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앞서 예병태 쌍용차 대표는 지난 19일 '임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지금부터 강력한 자구노력을 토대로 생존을 위한 비상경영에 본격 착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구안은 △임원 20% 감축 △임원임금 10% 삭감 △조직개편 △선제적 비용절감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쌍용차는 전사 각 부문에 걸쳐 비상경영 TF팀을 발족했다. TF팀은 인건비, 생산구조 등 전 부문에 대한 효율성을 진단한 뒤 고강도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쌍용차와 달리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르노삼성과 한국GM은 노사가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2012년 이후 7년 만에 구조조정의 위기가 가시화됐지만, 르노삼성 노조는 상반기 내내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하며 부분 파업을 벌였다. 상반기 내수 판매가 16.2% 줄어든 한국GM 노조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주 부분 파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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