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 잠식 日자본]③ 범LG 품 떠난 OSB저축 업계 8위로 '우뚝'

- 구혜원 회장 지분 3.97% 보유…父 구평회 회장 증여로 경영권 방어
- '푸른그룹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日 오릭스코퍼레이션에 매각
- 자산 기준 업계 8위·대출자산 1조 돌파

 

국내 저축은행과 대부회사에 풀린 일본계 자금이 지난해 17조원을 넘어섰다. 서민금융 시장의 22%를 일본이 차지한다. 자산 기준 업계 상위권인 SBI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등도 일본계다. 국내 회사들이 '고리대금업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두려워 진출을 망설이는 사이 일본에 서민금융 시장을 빼앗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일뉴스가 서민금융 시장을 잠식한 일본계 은행을 전격 해부해봤다. -편집자 주-

 

OSB저축은행의 전신인 푸른2저축은행은 범 LG가(家)인 구혜원 회장이 키워낸 회사다. 아버지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지원을 받아 지배력을 다져가며 자산 6900억원 회사로 성장시켰다.

 

그러다 구 회장은 어렵게 키운 푸른2저축은행을 일본 자본에 넘긴다. 푸른그룹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으로 결과적으론 모두에게 '윈윈'이 됐다. 모회사인 푸른저축은행은 500억원이 넘는 이익을 냈고 주인이 바뀐 OSB저축은행은 자산 2조원대 기업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구평회 회장의 막내딸 '밀어주기'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푸른2저축은행은 2010년 6월 말 기준 푸른저축은행이 70.8%로 대주주로 올라있다. 네오티즈 7.73%, 헬름어드바이저즈 7.73%, 구혜원 당시 회장 3.97% 등이다.

 

구 회장의 자녀인 주신홍씨는 2.49%, 주은진·주은혜씨는 각 0.44% 가진다. 주신홍씨는 푸른2저축은행의 대주주인 푸른저축은행 지분 16.6%도 가졌다. 구 회장 또한 푸른저축은행 지분 11.5%를 보유한 점을 고려하면 푸른2저축은행 내 총수 일가의 영향력은 막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할 사실은 구평회 E1 명예회장도 2010년 6월 말 기준 푸른저축은행 지분 2.3%를 보유했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이 지분을 막내딸인 구혜원 회장에게 증여해 경영권 방어를 도왔다.

 

푸른2저축은행의 주인은 2010년 12월 일본 금융그룹 오릭스코퍼레이션으로 바뀐다. 푸른저축은행은 푸른2저축은행 지분 70.8%(183만주)를 오릭스코퍼레이션에 전량 매각했다. 구 회장을 포함해 개인 지분 13.68%도 오릭스코퍼레이션으로 넘어갔다. 이 회사는 총 84.45%의 지분으로 푸른2저축은행의 대주주로 올라선다.

 

◇'경영지표 양호' 푸른2저축은행 판 속내는?

 

구 회장의 매각 결정은 당시 푸른2저축은행의 재무구조를 보면 이례적이다. 매각 절차를 밟았던 저축은행들은 대게 부실 논란에 휩싸인 곳이었다.

 

SBI홀딩스가 2013년 지분을 인수한 현대스위스저축은행(현 SBI저축은행)은 재무구조 악화로 영업정지 위기에 놓였다. 2012년 J트러스트가 자산·부채 계약 이전 방식으로 산 미래저축은행(JT친애저축은행)은 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1% 미만으로 금융권에서 퇴출됐다.

 

반면 푸른2저축은행은 양호한 재무구조를 보였다. 2010년 6월말 기준 자산 6937억원, 자기자본 797억원이다.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또한 15.88%에 달한다. 이는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로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통상 15%를 넘기면 경제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금융 위기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양호한 재무 상태에도 불구하고 푸른2저축은행을 매각한 건 푸른그룹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푸른저축은행은 푸른2저축은행 매각을 통해 510억원의 처분 이익을 냈다. 이어 리조트사업 체인 사조마을과 그린앤블루도 같은 목적으로 매각한 바 있다.

 

◇자산 2조 돌파… 또 매각?

 

오릭스코퍼레이션은 2010년 말 푸른2저축은행 인수 후 이듬해 사명을 오릭스저축은행으로 변경했다. 이후 현재 OSB저축은행으로 바뀌었다.

 

지분 비율은 84.45%에서 2011년 12월 92.18%, 2012년 6월 99.91%까지 올라간다. 그해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76.77%를 줄곧 유지하고 있다. 남은 지분은 △코리아 MSB 홀딩스 9.99%, △페피 코리안 PE 9.99% △에미그랜트 얼터네이티브 인베스트먼트 3.15% 등 외국계 사모펀드가 보유한다.

 

OSB저축은행은 지난 9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자산 규모는 2014년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작년 말 2조원대로 늘어나며 업계 8위로 올라섰다. 대출자산도 2013년 3000억원 수준에서 작년 말 약 1조8000억원으로 커졌다.

 

최근에는 인수 9년 만에 또 한 번 매물로 시장에 나왔다. 오릭스코퍼레이션은 지난 5월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매수자를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금융당국의 규제와 금리 인하 압박 등을 견디지 못해 매각을 시작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주관사를 선정한 지 3개월이 지났으나 주인을 찾지 못했다. 결국 오릭스코퍼레이션은 지난달 26일 매각을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