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LNG선 100척 수주사업…한일 조선·해운업 총력전 양상

-韓 조선·해운 '따로 대응' vs 日 조선·해운 '공동전선' 구축
-카타르 , 연내 대발주 확정…"해운·조선 컨소시엄 구성 입찰 진행" 

 

[더구루=길소연 기자] 카타르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연내 발주가 확실되면서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조선소와 해운사들의 물밑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은 기술력이 뛰어난 조선소의 강점을 믿고 해운사와 별도 수주전을 대비하는 반면, 일본은 조선소와 해운사가 힘을 합치는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카타르는 미얀마 가스전인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연산 3300만t 증가), 카타르 국영석유와 미국 엑손모빌이 미국에서 진행하는 '골든패스 LNG'(텍사스주, 연산 1600만t) 프로젝트 등 도합 60척 규모의 신조 발주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타르발 LNG를 운송해 온 고령화된 기존 선박의 대체를 포함하면 향후 10년간 최소 100척 이상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발주처인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이미 세계 주요 조선소를 접촉, 견적서 제출을 요청했고, 지난 6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업체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 등이 견적서를 제출한 상태이다. 

 

또한 이번 입찰이 사전 심사를 통과한 해운사와 조선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QP는 선박을 운영할 해운사 물색도 서두르고 있다. QP는 참여를 희망하는 해운사를 상대로 사전자격심사를 진행한 뒤 조선선업체들과 생산시설 일정 조율에 나설 계획이다. 

 

 

◇日, 조선·해운 공동전선 구축

 

10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일본 선사가 카타르발 LNG 운반선 수주를 위해 자국 선주를 활용한 LNG 운반선의 나용선(bare boat charter, BBC) 선박금융 스킴을 모색하고 있다. 스킴은 선주들이 선박 금융 대출을 통해 선박을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 대기업 해운선사들이 재무 여력이 없자 국내 선주와 힘을 합쳐 선박금융 스킴을 통해 수주전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BBC는 용선 기간이 장기일 경우 선사측 대차대조표에서 부외(off balance) 취급이 되지 않아 부채로 계상되며, 이로 인해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이 불가능해지만 신조 자금의 추가 대출 없이 적은 용선료만으로 실제 선박을 보유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선주 측 입장에서도 LNG 운반선이 귀중한 장기 대선 자산이 될 수 있어 나쁘지 않다. 

 

LNG 운반선에 대한 성장 전략을 그리기 위해서는 장래 용선료 자금을 얼마나 조달 할 수 있을지가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실제 로열 더치 셸의 LNG를 일본 선사가 세토나이 근해 선주로부터 LNG 운반선을 용선해 수송하는 건이 나오기도 했다. 

 

일본 대표 해운선사 NYK 관계자는 "카타르발 LNG 운반선 신조 수요는 역대 최대급이자 그리고 해운 투자가 감소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마지막 신조붐일지 모른다"며 "다만 일본 선사나 조선소가 카타르 발주 선박을 수주하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긍정적인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韓, 조선소 따로 해운사 따로 '각자도생'

 

일본이 조선사와 해운사가 힘을 합쳐 수주전을 대비할 때 한국은 각자도생으로 수주전에 뛰어든다. 기술력이 뛰어난 조선소 따로 해운사 따로 참여키로 한 것인데 향후 컨소시엄 구성 입찰 참여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국내에서는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이 수주전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이다. 해운사와의 협력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별다르게 공개된 건 없다. 

 

기술력에서 앞선 국내 조선소들이 신경쓰고 있는 건 해운사와의 협력이 아니 선박 건조 슬롯(도크) 확보이다. 카타르 정부가 슬롯(도크) 확보 때문에 대규모 LNG 운반선 발주를 서두르자, 카타르건 수주를 위해 타 수주  건조 시기를 조정하는 등 눈치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 

 

지난해 예상보다 많은 LNG운반선 발주가 이뤄지면서 이미 각 조선소 도크가 상당 부분 채워진 상태다. 배를 건조할 슬롯이 없으면 선가 인상 및 수주 불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 해운선사와 조선소가 선박금융 등을 언급하며 힘을 합치는 동안 국내 조선소와 해운사는 기술력을 믿고 별다른 방안을 내세우지 않고 있다"며 "수주 확보를 위해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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