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혐의' 에릭슨 美서 거액 벌금 부과…삼성 기회 오나?

-에릭슨 중국, 베트남, 인니 등서 뇌물 제공… 10억6000만 달러 벌금

 

[더구루=오소영 기자] 스웨덴 통신장비 업체 에릭슨이 미국에서 뇌물죄로 1조원이 넘는 벌금을 부과했다. 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주춤하는 가운데 에릭슨이 뇌물 스캔들에 휘말리며 삼성전자에게 기회가 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에릭슨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약 10억60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에 이르는 벌금과 과태료 등을 냈다. 사업 수주나 규제 회피를 위해 돈을 주는 행위를 금지한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혐의다.

 

에릭슨은 2006년부터 10년간 중국과 베트남, 쿠웨이트, 지부티, 인도네시아에서 당국자에게 뇌물을 줬다. 에이전트, 컨설팅업체를 동원해 뇌물 제공을 위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에릭슨은 뇌물의 대가로 중국에서 매년 900억 달러(약 107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대규모 사업을 따냈다. 베트남 동나이와 빈증, 바리아붕따우 등에서 무선 통신 구축에 참여했다. 사업 규모는 총 188억 달러(약 22조원)에 이른다. 

 

검찰이 기소를 유예하면서 에릭슨은 거액의 벌금을 무는 데 그쳤으나 대외적인 신뢰도에는 금이 가게 됐다. 화웨이는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미국과 일본 등의 시장에서 외면받는 가운데 에릭슨마저 뇌물 사건이 터지며 삼성전자는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관측된다. 경쟁 업체들의 고전을 틈타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 장악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에릭슨은 화웨이와 함께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을 이끌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에릭슨은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 27%를 기록해 중국 화웨이(31%)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5%로 5위다.


다만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미국 이동통신장비 시장분석업체 델오로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를 종합한 5G 통신장비 점유율에서 삼성전자가 37%로 1위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화웨이(28%), 에릭슨(27%), 노키아(8%)보다 높다. 

 

삼성전자는 '2020년 세계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사업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일본 이동통신 2위 업체인 KDDI의 5G 통신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5년간 20억 달러(약 2조3500억원) 상당의 5G 기지국 장비를 공급한다. 미국 1위 이통사 버라이즌에 이어 AT&T에도 5G 장비를 납품했고 인도 릴라이언스 지오 인포컴와 5G 기술 협력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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