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식했나'...美 워싱턴 메트로, 전철 프로젝트 입찰 조건 추가

-"지역 경제 활성화 위해 공장 및 현지직원 고용할 것"

[더구루=길소연 기자] 미국 워싱턴 DC 메트로교통국이 신형 '8000 시리즈' 전철 구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가운데 해당 사업 입찰에 관한 참여 조건을 추가했다.  

워싱턴 DC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현지 공장 건립 등을 내세웠는데 일각에서는 중국 기업의 참여를 제한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워싱턴DC 메트로교통국은 차세대 철도 차량 생산을 위해 입찰자에게 주요 계약 중 중소기업 및 현지 하청업체와의 거래가 8%에 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트로가 내세운 조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지에 전철 조립 공장을 짓고, 지역 비즈니스 차원의 하청을 받는 것이다. 또한 현지 직원을 고용해 직업 훈련 등을 시키는 것으로 지역 비즈니스 계획을 지원하고 산업의 다양성과 성장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워싱턴 DC 메트로교통국은 지난 40년간 운행해 극심하게 노후된 2000과 3000시리즈 전철을 폐기, 교체하기 위해 8000시리즈 도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오는 2024년까지 최소 256대의 신형 전철을 구입해 운행할 계획이다. 알려진 사업 규모만 10억 달러(약 1조1423억원)에 달한다. 

8000 시리즈에는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디지털 시스템, 중앙통제실로부터의 원격조정방식, 디지털 화면 운행노선표, 그리고 각종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110V 전기 콘센트도 설치될 전망이다.

메트로가 지역 경제를 위해 자본 투자 조건을 내세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존 구오 메트로 내부 사업 운영 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메트로가 사업 비용을 효율적으로 현명하게 재건하고 시스템을 재구성 할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를 지원하고 가능할 때마다 지역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존 구오는 신형 대중교통 도입 프로젝트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 등이 철도 차량 조달 관련 조립 공장에서 경제적으로 혜택을 받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면서 "현지 조립 공장을 제안하는 것은 지역의 일자리 창출을 장려하고 촉진하기 위한 도구"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조건으로 중국 기업이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이 있다. 앞서 중국 중차그룹(CRRC)은 미국 메사추세츠, 일리노이 및 캘리포니아에 조립 공장을 짓는 것에 부분적으로 동의하면서 보스턴, 시카고 및 로스앤젤레스의 운송 시스템을 위한 철도 차량 수주 계약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미 당국은 현재 사이버 스파이 활동을 우려해 중국 기업의 참여를 반대하고 있다. 최근 미 의회 상원의원 제안에 따라 메트로에 10년 이상 연방정부의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승인하되, 앞으로 중국으로부터 차세대 철도차량 구입을 금지하는 법안 마련을 준비 중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객차 내 감시 카메라 네트워크에 백도어를 설치, 백악관과 국방부 인사를 감시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차량 교체 사업 도청 장치나 해적 와이파이를 숨겨 놓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미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중국의 사이버 안보 침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같은 이유에서 미 정부는 중국 화웨이 장비에 정보 유출과 도청을 가능케 하는 '백도어'가 숨겨져 있을 수 있고, 정보가 중국 정부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장비 도입을 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조건을 추가했는데 오히려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될 전망"이라면서 "미중 갈등에서 한국 현대로템이 어부지리로 수주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차세대 철도 차량 국제 입찰에 현대로템을 포함해 프랑스 알스톰, 중국 국영 열차 제조업체인 중국중차(CRRC)등이 함께 참여했다. 입찰 기한은 오는 5월 31일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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