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배터리 생산설비 투자 승인… SK이노·LG화학 '갈등' 변수로 등장

- 이사회 10억 유로 투자 결정… "유럽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
-"기가팩토리 파트너사가 사실상 승리"

[더구루=오소영 기자] 독일 폭스바겐의 배터리 생산설비 투자 결정이 LG화학-SK이노베이션 간 갈등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폭스바겐의 배터리 투자가 LG화학-SK이노베이션 간의 갈등의 '진원지'인 동시에 LG화학-SK이노베이션간 법적 논쟁과 관계 없는 사실상 '승부처'라는 분석도 나온다.  

 

◇폭스바겐, 1조 배터리 투자 승인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감독이사회는 최근 전기자동차 배터리 셀 공장 건설을 위해 10억 유로(약 1조3000억원)의 투자를 승인했다. 신규 공장은 독일 북부 니더작센주 잘츠기터시에 지어질 전망이다.

 

니더작센은 북독일 최대 자동산 생산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다. 자동차 산업 종사자 수는 25만여 명으로 주 전체 근로자의 30%를 차지한다. 특히 독일 자동차 산업 수출 비중 19%, 산업 매출 21%, 투자액 10%가 이곳에서 나온다. 폭스바겐 역시 니더작센에 본사를 두고 폭스바겐 골프 등 주력 차종을 생산 중이다.

 

폭스바겐은 향후 전기차 생산 확대로 늘어날 배터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이곳에 투자를 결정했다. 폭스바겐은 향후 10년간 70여 가지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 수요도 연간 300GWh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폭스바겐은 배터리 생산을 위한 단계별 전략 등 청사진도 제시했다. 우선 첫 단계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중국 CATL 등 주요 공급사와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우수성 센터(Center of Excellence)'에서 배터리를 개발해 올 하반기 파일럿 생산을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파트너사와 협력해 독일에 배터리 기가팩토리를 짓고 이어 유럽에 리튬이온과 전고체 배터리를 건설한다는 전략이다.

 

한스 디터 푀치(Hans Dieter Pötsch) 감사이사회 회장은 "파트너십을 통해 배터리 셀을 자체 제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유럽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겠다"라고 밝혔다.

 

◇기가팩토리 파트너사, 사실상 '위너' 

 

이처럼 폭스바겐이 전기차용 배테리 생산에 본격 나서면서 기가팩토리 사업 파트너사를 놓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물밑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폭스바겐이 사업 파트너사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배터리 후발 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우위를 차지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특히 폭스바겐과 SK이노베이션 양측이 이미 물밑에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양사간 협력이 성사되면 강력한 전기차 연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폭스바겐-SK간 연합설'이 현실화될 경우 폭스바겐을 주요 고객사로 둔 LG화학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최근 불거진 LG화학-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소송전의 진원지이면서 동시에 승소 여부와 관련 없는 승부처인 셈이다.

 

이와 관련, 독일 현지 언론에서는 "LG화학이 폭스바겐에게 '공장 건설을 추진할 경우 배터리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사도 보도됐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이를 부인하며 해당 언론 보도는 해프닝 차원에서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결국 법적 법적 다툼으로 이어졌다.

 

LG화학은 지난달 SK이노베이션에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은 소장을 통해 "(영업비밀 침해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폭스바겐 공급 계약을 비롯한 잠재 고객을 잃었다"며 "이에 따른 손실은 10억 달러(약 1조원)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자체적 연구개발로 배터리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렸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LG-SK 배터리' 법적 다툼과 관계 없이 폭스바겐의 기가팩토 파트너사에 누가 선정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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