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바이오에피스-암젠, 특허소송 2라운드 임박…'삼바 논란' 틈 노렸나

-암젠, 美 법원에 삼성 바이오시밀러 '에티코보' 소송 결정
-"정식 소송은 아직"…암젠, 3년 전에는 소송 자진 철회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를 둘러싸고 특허 공방을 벌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암젠이 또다시 갈등을 빚을 전망이다. 

 

최근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등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복잡한 상황을 노리고 또 다시 법적 다툼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사 암젠은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에티코보'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미국 법원에 판매금지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암젠은 현지 대형로펌을 통해 소송전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정식으로 고소장이 접수되지 않아, 실제 소송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에티코보는 암젠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엔브렐의 복제약으로 류마티스관절염과 소아특발성관절염, 건성성관절염, 강직성척수염 등의 치료에 처방이 가능하다.

 

암젠은 지난 2015년에도 캐나다 법원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에 대해 판매허가 금지신청을 냈다가 자진 철회했다. 브렌시스 역시 암젠의 엔브렐을 복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천신만고 끝에 지난 2016년 캐나다 정부로부터 브렌시스 판매 허가를 받았다.

 

암젠이 삼성 측을 상대로 또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미국 시장을 사수하기 위한 전략이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 산도스는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에렐지’를 허가받았지만, 암젠의 소송으로 판매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FDA로 부터 에티코보의 판매 허가를 받은 삼성바이오에피스에도 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에티코보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엔브렐'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매출 약 8조 1300억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이다. 이중 미국 매출은 전체 67%인 5조4800억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2016년 유럽에서 '베네팔리'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된 에티코보는 출시 3년 만에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엔브렐을 위협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특허 소송을 스스로 철회했던 암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복잡한 상황을 노리고 다시 법적 다툼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모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논란을 적극 이용하겠다는 얘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암젠이 고소장을 법원에 아직 제출되지 않은 만큼 정식 재판이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법정 공방이 시작되면 에티코보가 언제 미국에 정식으로 출시될 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