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운명 가를 14인]④ 불법고용 규탄·법인세 부과…소신 판결 '이목'

-김선수 대법관 "이재용 구속용장 기각·직업병 문재" 규탄
-삼성물산 입찰 담합 소송 3건 중 2건 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원합의체 판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르면 내달 안으로 이 부회장의 운명이 결정된다. 이 부회장의 형은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 13인의 판단에 달려있다. 이들은 삼성과 어떤 인연이 있을까. <매일뉴스>가 삼성과 얽힌 법관 14인의 과거 판례를 낱낱이 살펴봤다. -편집자 주.

 

김선수 대법관은 삼성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변호사 시절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직원들을 대변해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맡았고 직업병과 국정농단 사건 등을 문제 제기했다.

 

이동원 대법관은 법인세 과세, 김상환·노정희 대법관은 각종 입찰 담합 소송에서 삼성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김선수 대법관, 불법고용·직업병 문제 '앞장'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선수 대법관은 2013년 7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직원들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대리인으로 나섰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노동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할 때였다.

 

당시 협력사 직원 486명은 삼성전자서비스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직원들을 위장도급 형태로 고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력업체는 사업 경영상 실체가 없고 도급을 위장해 노무 대행 기관을 하고 있다며 직원들은 근로자 지위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대법관은 변호사 시절 반올림과 국정농단 사건 등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해왔다. 그는 2010년 '직업병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사회인사 선언'을 통해 삼성이 직업병 피해를 인정하고 진상규명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2017년에는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을 규탄하는 변호사들의 성명에 동참했다.

 

작년에는 2014년 발생한 화성사업장 불산누출 사고에 대해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직원에게 책임을 물었다. 김 대법관은 삼성전자 임직원 3명과 STI서비스 임직원 3명에 대해 300~7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장하성에 지고 법인세는 내고

 

김상환 대법관도 2017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때 삼성SDI의 금전 청구 소송을 맡아 삼성을 패소 판결했다.

 

당시 장하성 고려대학교 교수는 삼성이 경영권 세습을 위해 주주들에 손해를 끼쳤다며 주주대표소송을 내 승소했다. 이후 삼성SDI를 상대로 변호사 보수의 일부를 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승소 금액의 2%를 삼성SDI가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나 김 부장판사는 비율을 3%로 올려잡았다. 결과적으로 삼성SDI가 내야 할 액수가 1억814만원 늘었다.

 

이동원 대법관은 지난 1월 삼성전자의 법인세 부과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미국 특허관리전문기업 인텔렉추얼 벤처스(IV)의 아일랜드 자회사와 계약을 맺으며 누락한 법인세 706억원 중 15억원을 내야 한다는 판단이다.

 

◇입찰 담합부터 삼성가 이혼 소송까지

 

대법관 3인이 얽힌 입찰 담합 소송에서는 삼성이 패소한 경우가 더 많았다. 김상환 대법관은 2015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건설사의 4대강 입찰 담합 소송을 맡아 삼성물산에 벌금 7500만원을 선고했다.

 

노정희 대법관도 지난 1월 삼성물산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입찰 담합 과징금 취소소송을 기각했다. 천연가스(LNG) 주배관·관리소 건설공사 입찰을 담합했다고 보고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반대로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준 판결도 있었다. 이동원 대법관은 2016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공정위가 삼성물산에 매긴 과징금 34억5800만원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담합 사실을 임원이 사후에 보고받았다는 이유로 고위 임원 가중규정을 적용해 과징금을 부과한 결정은 옳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외에 이동원·민유숙 대법관은 삼성전자 전 임원의 반도체 기술 유출 혐의 소송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삼성가의 이혼 소송에는 노정희 대법관이 관여했다. 노 대법관은 지난 1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상대로 한 이혼소송 2심 재판부를 변경해달라며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이 낸 기피 신청을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