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로템, 美 시장서 극적 반전…'4100억' 2층 통근열차 수주

-80대 2층 통근열차 공급 계약…계약규모 4100억원 추정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 수주 견제 분위기 틈타 수주 성공 

[더구루=길소연 기자] 현대로템이 미국에서 통근열차를 수주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명예 회복에 나선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반(反) 중국 분위기에 힘입어 수주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로템은 이번 수주를 통해 앞서 미국 메사추세츠 교통국(MBTA)에서 발주한 2층 객차 결함에서 얻은 오명을 벗고,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의 디딤돌로 삼는다는 각오다.

 

◇현대로템, 4000억 규모 2층 통근열차 수주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만 교통공사(MBTA)와 2층 통근열차 80량납품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3억4500만 달러(약 4100억원)로 추정된다. 

 

첫 번째 신규 차량은 오는 2022년 9월 인도되며, 이어 2024년 6월 마지막 차량이 최종 납품될 예정이다. 

 

MBTA는 현대로템의 2층 통근열차를 공급 받아 승객 수요 공급석을 1만4000석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2층 열차가 생산, 납품되면 기존 차량과의 호환성을 보장하고, 후속 설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스티브 포프탁 MBTA 부장은 "고객을 위해 추가 열차 공급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며 "(현대로템을 통한) 신규 열차 조달 방법은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고 라이더에게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현대로템, 미중 무역갈등으로 반사이익

 

업계는 현대로템의 이번 수주를 놓고 미중 무역 갈등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수주를 견제하는 세력이 커지는 분위기를 타 극적 반전을 꾀했다는 것. 

 

미국 의회는 지난 7월 연방정부 예산을 중국 버스나 열차를 구매하는데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 대중교통 시스템에 중국 자본 접근을 막음으로써 미중 간 무역갈등 협상 압박 카드로 쓰기 위해서다.  

 

실제 미중 갈등은 현대로템에 호재로 작용했다. 전세계 열차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을 밀고 미국 통근열차 수주에 성공하는 건 물론 기기결함 이미지 실추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사실 현대로템은 앞서 미국 보스턴에 납품한 통근열차의 문짝, 에어컨, 브레이크 등 기계 결함이 발견돼 신뢰도 하락과 함께 시장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신규 수주마저 끊겨 생산공장을 폐쇄하고, 현재 미국법인만 남은 상태이다. 

 

현대로템이 과거 미국에 납품한 2층 열차 수주 경험도 이번 수주의 연결고리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결함이 있더라도 과거 납품 이력에서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한 배경에서다.  

 

현대로템은 지난 2010년 미국 남가주 지방 철도공사(SCRRA)에 2층 객차 107량을 납품해 LA와 인근 5개 카운티를 연결하는 교외선 통근열차로서 운행을 도왔다. 이후에는 MBTA에서 발주한 2층 객차 75량을 수주 공급해, 보스턴 인근지역을 운행하는 통근형 교외선의 승객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미국 시장 내에서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할 경우 생산공장 신규 구축도 염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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