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선사, STX 대신 현대미포와 계약한 진짜 속내는

-이스턴퍼시픽, 현대미포와 MR탱커 4척 건조계약 체결
-7월 STX조선과 체결한 건조의향서(LOI) 파기…"저가 수주 경쟁 우려"

 

[더구루=길소연 기자] STX조선해양에 발주했던 싱가포르 해운사가 발길을 돌려 현대미포조선과 건조 계약을 맺자, 잡음이 일고 있다. 연간 목표치를 채우려는 현대미포조선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틈새를 파고 들었다는 것.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싱가포르 이스턴퍼시픽으로부터 중형 석유제품운반선(MR탱커)을 4척(옵션 2척 포함)을 수주했다.

 

가격 등 선박의 세부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도 시기는 2021년 말로 추정된다. 현대미포조선은 해당 선박을 이중연료 추진선으로 건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 STX조선이 얽힌 삼각관계 스토리가 등장해 수주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이스턴퍼시픽은 먼저 해당 계약건과 관련해 STX조선과 건조계약 의향서(LOI, Letter of Intent)를 맺었다. 그러나 본 계약으로 이어지는 사이에 현대미포조선과 손을 바꿔 잡았다. 현대미포와의 계약으로 지난 7월 STX조선과 체결한 LOI는 백지화됐다.

 

STX조선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계약이 확정되는 분위기에서 이스턴퍼시픽이 현대미포조선과 다시 계약을 맺어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통상 선주와 조선소 간 선박 건조 계약 시 LOI를 체결하고 본 계약으로 이어간다. 

 

업계는 현대미포의 수주 가로채기가 종종 있는 일이라 익숙하다는 반응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연간 수주 목표액을 높게 책정하다 보니 무리하게 저가 수주를 내세워 수주액을 달성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다만 낮은 가격을 제시해 일감을 확보하다 보니 저가 수주 경쟁 우려가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주와 조선소 간 LOI를 맺으면 해당 계약은 건드리지 않는 게 상도덕인데 현대미포는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해 일감을 확보한 것"이라며 "업계룰 보다 목표액 달성에 급급한 행보"라고 밝혔다. 
 

STX조선은 수익성 악화로 지난 2016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이듬해 7월 회생절차가 종결됐다. 그럼에도 STX조선의 최대주주은 여전히 산업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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