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日 텃밭' 인니 진출하자…미쓰비시은행 "시장 韓에 내줄판"

-미쓰비시UFJ은행 인니 자카르타 지점장 "日 기업 투자 주문"
-현대차 인니 공장 건립 등 韓 진출 활발… 日 위축 우려

[더구루=오소영 기자]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UFJ은행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점장이 현지에서 일본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한국 기업들이 활발히 진출하면서 인도네시아에서 일본이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스케 에이지마 미쓰비시UFJ은행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점장은 최근 일본 현지 신문 '데일리 자카르타'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일본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기업들이 현지에서 입지를 높이기 위해 경제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며 투자를 주문했다. 

 

미쓰비시UFJ은행은 일본 최대 금융 그룹인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MUFG)의 산하 은행이다. 지난 2016년 도쿄미쓰비시은행과 UFJ은행이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에이지마 지점장이 일본 기업들에 투자를 주문한 배경은 '포스트 베트남'으로 주목받는 인도네시아를 한국에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다. 

 

인도네시아는 한때 일본의 핵심 투자국이었다. 일본 기업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진입했다. 도요타가 대표적이다. 도요타는 1971년 아스트라 인터내셔널과 합작 진출했다. 2016년 누적 판매량 500만대를 넘어섰고 시장점유율은 30%대를 넘는다. 닛산과 미쓰비시 등 일본 차 브랜드는 점유율이 97%에 달한다.

 

현지 진출 기업은 갈수록 증가했다. 2010년 921개에서 2014년 1405개로 증가했다. 일본의 대인도네시아 투자액은 2012년 24억5700만 달러(약 2조8700억원)로 2위를 차지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47억1300만 달러(약 5조5100억원), 27억500만 달러(약 3조1600억원)로 1, 2위였다.

 

하지만 최근 한국 기업들이 활발히 진출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현대차는 약 1조원을 쏟아 인도네시아 델타마스공단에 완성차 공장을 짓는다. 이 공장에서는 전기차를 비롯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다목적 차량(MPV), 세단 등이 생산된다. 연간 생산량은 20만대로 현대차는 수요에 따라 30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자바섬 반텐주에 석유화학단지를 건설 중이다. 총 투자액은 4조원으로 납사크래커(NCC)와 휘발유 등 석유 완제품을 생산하는 하류 부문 공장이 들어선다. 포스코 또한 인도네시아 찔레섬 소재 일관제철소의 증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슬라브와 후판 등을 생산하는 가운데 약 100만t을 증설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지마 지점장은 "인도네시아에 있는 일본 교민 수는 작년 10월 기준 약 1만9612명으로 한국(약 3만1000명)보다 적다"며 "이는 한국 기업들이 현지에 많이 진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기업에 대한 경계도 드러냈다. 에이지마 지점장은 "중국 기업들은 중국 경제의 둔화를 예견해 인도네시아와 태국, 베트남 등으로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상하이자동차는 2017년 인도네시아에 현지 공장을 완공했다. 연간 생산량은 12만대로 현지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2022년까지 점유율 1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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