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K-배터리 신기술 '총집합'...인터배터리2024, 세계가 '주목'

역대 최대 규모 '인터배터리2024' 개막
1일차 참관객 3만명 이상
LG엔솔 파우치형 셀투팩·삼성SDI 전고체·SK온 급속 충전 배터리 '한자리'

 

[더구루=김은비 기자] "학교에서 이론으로만 배웠던 셀투팩, 실제로 보니 신기해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대한민국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2024'를 찾은 윤세찬(25세·학생)씨가 눈빛을 반짝이며 이같이 말했다. 인천대학교 화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학교 연구실에서 이차전시 실험과 평가를 했는데 이것이 기업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 수 있었다"며 "파우치형 셀투팩을 실제로 처음 봐 좋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2회째를 맞는 인터배터리는 'Power to Grow, Power to Connect' 라는 주제로 열렸다. 18개국 579개 사가 참가해 1896곳의 부스를 꾸리며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지난해 참가사 447개, 부스 1360곳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사전등록자 수도 4만2872명으로 지난해 2만4092명 대비 77% 증가했다. 첫 날 참관객만 3만5778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비 1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실제로 인터배터리2024 첫날 개막 시간을 1시간 앞둔 오전 9시부터 전시장 입구는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현장 등록 부스 앞으로 길게 이어진 대기 줄을 따라가니 스무 걸음이 넘었다.

 

 

◇LG에너지솔루션, 파우치형 '셀투팩(CTP)' 기술 최초 공개

 

관람객들의 발길이 먼저 향한 곳은 'K-배터리 삼총사'의 업계 맏형 격인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 부스다. LG엔솔은 약 540㎡ 규모의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참가 업체 중 최대 규모다.

 

가장 이목을 모은 건 파우치형 '셀투팩(Cell to Pack, CTP)'이다. LG엔솔은 이번 전시회에서 파우치형 셀투팩을 최초 공개했다. 셀투팩은 모듈 단계를 생략해 더 많은 셀을 장착할 수 있는 기술이다. 배터리 무게와 비용을 줄이면서 에너지 밀도는 높였다.

 

LG엔솔 부스에는 셀투팩을 탑재한 실제와 유사한 크기의 자동차 하부 구조 목업(Mock-up)이 부스 중앙을 차지했다. 셀투팩을 보러 몰려든 관람객들은 마치 연예인을 보기라도 한 듯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LG엔솔이 따로 마련한 모빌리티존을 따라가자 일본 이스즈의 첫 전기 상용차 '엘프 mio'가 위엄을 뽐냈다. 이 트럭은 LG엔솔 부스에 전시된 유일한 자동차다. 2170 원통형 배터리셀 1248개가 장착됐다. 셀과 함께 모듈, 팩,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모두 LG의 제품이 쓰였다. 상용차 시장까지 겨냥한 LG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상용차는 일반 승용차보다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는 작다. 하지만 대당 배터리 탑재량이 많고 장기 공급 계약이 가능해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꼽힌다.

 

LG엔솔은 제품 전시 외에도 스탬프 이벤트와 도슨트 투어, 퀴즈쇼 등을 통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삼성SDI, 첫 전고체 배터리 로드맵 선봬

 

LG가 셀투팩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삼성은 전고체 배터리 ‘ASB(All solid Battery)’로 승부수를 띄웠다. ASB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성이 적고 주행거리가 길어 배터리 업계에서 주목하는 차세대 제품이다. 음극 구조,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등 삼성SDI만의 차별화된 기술이 적용됐다.

 

삼성SDI는 업계 최고 에너지밀도인 900Wh/L를 갖춘 ASB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SDI연구소 S라인(파일럿 라인) 준공을 시작으로 ASB사업화추진팀을 발족한 후 샘플을 생산하고, 2027년 양산하는 계획을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는 국내 대표 배터리 3사 모두 개발을 공식화했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한 건 삼성SDI가 유일하다.

 

삼성SDI는 LG엔솔과 마찬가지로 셀투팩 배터리를 탑재한 실물 크기의 차량 하부구조 목업도 전시했다. 파우치형을 선보인 LG엔솔과 달리 삼성SDI는 주력 폼팩터인 각형을 썼다.

 

부스 한편에는 압도적인 크기의 볼보 전기 상용차 'FM 일렉트릭'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모델은 볼보트럭이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출시한 대형 전기트럭이다. 삼성SDI의 프리미엄 하이니켈 제품인 21700(지름 21㎜·높이 70㎜) 원통형 배터리를 2만8000개를 내장했다. 트럭 앞쪽으로는 배터리 실물과 이를 엮은 모듈도 함께 볼 수 있었다.

 

 

◇18분 만에 80% 충전…SK온이 자신하는 급속충전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SK온 부스였다. SK온은 올해 '스피드 온(Speed On)'을 키워드로 잡았다. 지난 2022년 '파워 온(Power On)', 2023년 '무브 온(Move on)'으로 용량과 미래를 강조하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속도에 집중한다는 포부다.

 

SK의 속도 전략을 보여주는 대표 제품은 단연 '어드밴스드(Advanced) SF배터리'다. 이 배터리는 18분 만에 셀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기존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는 9% 높이면서 급속 충전 시간은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올해 인터배터리 어워즈에서 '급속 충전 최고 혁신상'에 선정됐다.

 

부스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니 어드밴스드 SF배터리를 쓴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이 보였다. 그 옆에는 이전 버전인 SF배터리를 장착한 제네시스의 대형 세단 'eG80' 모델이 자리했다. 

 

이들 전기차를 마지막으로 부스를 빠져나오자 정중앙에 커다란 지구본과 이를 둘러싼 미디어월이 나타났다. SK온의 글로벌 사이트 위치와 정보가 표시됐다. 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SK온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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